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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와 타종교

[스크랩] 9. 금강석(金剛石)

아 푸른하늘 2013. 7. 19. 11:13

한글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에 사용된 불교적 용어 <5>

 

임헌준(예은교회 목사, Ph.D) 

 

 

9. 금강석(金剛石)

 

금강석은 흔히 다이아몬드(diamond)라고 불리는 순수한 탄소의 결정물로서 광물 가운데 경도(굳기)가 가장 높고 광채가 아름다워 보석으로 귀하게 여겨진다. 불교에서는 일찍부터 금강석의 견고함을 추상화시켜서 가장 견고한 것, 최고 최상의 것을 상징할 때 ‘금강’(金剛)이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해 왔다.

 

대승불교의 경전 가운데 하나인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密經)은 ‘피안(彼岸)에 이르는 최상의 지혜를 담고 있는 경전’이란 뜻이고, 대승불교의 한 종파인 밀교를 뜻하는 금강법륜(金剛法輪)은 ‘최상의 진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밀교에서는 본존불인 대일여래(大日如來)를 금강석 같이 견고하고 강한 최고의 지혜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에서 금강계여래(金剛界如來)라고 하고, 밀교의 근본 양부 가운데 하나를 태장계(胎藏界)와 대비하여 금강계(金剛界)라고 한다. 그리고 밀교에서 사용하는 방울 모양의 도구를 금강령(金剛鈴)이라고 한다.

 

그런가하면 대승 보살의 마음을 금강석처럼 견고하다는 의미에서 금강심(金剛心)이라고 하고, 모든 진리에 통달한 삼매를 일컬어 금강삼매(金剛三昧)라고 한다.

 

이 외에도 불교에서는 금강경(金剛經), 금강수보살(金剛手菩薩), 금강역사(金剛力士), 금강동자(金剛童子), 금강권(金剛拳), 금강저(金剛杵), 금강신(金剛神) 등 ‘금강’이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명산인 금강산의 이름도 불교의 영향을 받은 것이고, 금강산, 오대산 등 여러 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에 붙여진 비로봉(毘盧峯)이란 이름도 불교의 최고불인 법신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한글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에서 ‘금강석’이란 용어는 구약에만 4회 사용되고 있다. 이 가운데 3회(렘 17:1; 겔 3:9; 슥 7:12)는 ‘가시’, ‘차돌’, ‘부싯돌’, ‘매우 단단한 물질’ 등을 뜻하는 히브리어 ‘솨미르’에서 온 것이다. 개역개정판 본문-“금강석 끝 철필”(렘 17:1), “화석보다 굳은 금강석 같이”(겔 3:9), “그 마음을 금강석 같게 하여”(슥 7:12)-에서 보듯, 이 세 구절에서 ‘솨미르’는 ‘매우 단단한 상태, 굳은 상태’를 나타내기 위한 비유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구절들의 ‘솨미르’를 공동번역처럼 ‘금강석’ 대신에 ‘차돌’(렘 17:1; 슥 7:12)이나 ‘부싯돌’(겔 3:9)로 번역할 수도 있다. 새 번역은 ‘금강석’(렘 17:1; 겔 3:9), 또는 ‘차돌’(슥 7:12)로 번역하고 있다.

 

개역개정판에서 나머지 1회는 에스겔 28:13에서 다른 보석 이름들과 함께 나타난다. 이 구절에서 금강석은 보석의 이름 가운데 하나인 히브리어 ‘야하롬’을 번역한 것이다. ‘야하롬’은 ‘벽옥’(jasper)이나 ‘마노’(onyx)를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되며, 정확하게 어떤 종류의 보석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야하롬’을 개역개정판의 다른 곳에서는 ‘홍마노’로 번역하기도 한다(출 28:18; 39:11). 참고로 공동번역에서는 이를 ‘백수정’으로 번역하고 있다(겔 28:13; 출 28:18; 39:11).

 

한편 에스겔 28:13에서는 히브리어 ‘쇼함’을 ‘홍마노’로 번역하고 있다. ‘쇼함’은 ‘마노’(onyx)나 공작석(malachite), 녹주석(bery) 등의 하나를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되며, ‘야하롬’과 마찬가지로 정확하게 어떤 종류의 보석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쇼함’을 개역개정판의 다른 곳에서는 ‘호마노’(창 2:12; 출 25:7; 28:9; 35:9, 27; 39:6), ‘마노’(대상 29:2), ‘청옥수’(욥 28:16) 등으로 번역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성경을 읽는 독자는 두 가지 질문을 제기하게 된다. 먼저, 금강석과 홍마노가 같은 종류의 보석인가, 아닌가? 물론 이 둘은 서로 다른 종류의 보석이다. 금강석(다이아몬드)이 순수한 탄소의 결정물로 되어있는 것에 비해, 마노 종류는 석영(石英), 단백석(蛋白石), 옥수(玉髓)의 혼합물로 되어있다.

 

두 번째 질문, ‘야하롬’과 ‘쇼함’이 같은 종류의 보석인가, 아니면 서로 다른 종류의 보석인가? 이 두 보석의 실체가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같다거나 다르다고 쉽게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에스겔 28:13에서 각종 보석의 이름 가운데 ‘야하롬’과 ‘쇼함’이 함께 열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둘이 서로 다른 종류의 보석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번역 과정에서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야하롬’의 번역어로 우리말에서 서로 다른 종류의 보석을 가리키는 금강석과 홍마노를 섞어 쓰기도 하고, 서로 다른 종류의 보석이라고 추정되는 ‘야하롬’과 ‘쇼함’의 번역어로 ‘홍마노’를 양쪽에 같이 사용하기도 한다. 이로 말미암아 성경을 읽는 독자는 필요 이상의 수고를 해야 한다. 이러한 혼란을 막기 위하여 히브리어 보석 이름을 번역할 때 먼저 그에 대한 우리말 번역어를 통일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개역개정판에 4회 사용되고 있는 불교적 용어인 ‘금강석’을 문맥에 따라, 단단하고 굳은 물질의 의미로 사용될 경우에는 ‘차돌’, ‘부싯돌’ 등으로, ‘보석’ 이름을 나타낼 때는 통일된 다른 이름(예, 홍마노, 백수정 등)을 사용하거나 사회에서 널리 사용되는 ‘다이아몬드’라는 외래어로 바꿔 쓸 수 있을 것이다.

 

(크리스챤신문. 2005. 2. 28)

http://www.cwmonitor.com/news/articleView.html?idxno=12339

 

 

 

 

출처 :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며
글쓴이 : 임헌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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