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밥 키우기

[스크랩] 5. 경계(境界) 본문

기독교와 타종교

[스크랩] 5. 경계(境界)

아 푸른하늘 2013. 7. 19. 11:13

한글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에 사용된 불교적 용어 <3>

 

임헌준(예은교회 목사, Ph.D) 

 

5. 경계(境界)

 

‘경계’(境界)라는 용어는 불교에서 (1) 과보(果報)에 의하여 각자에게 주어진 지위나 처지, 혹은 (2) ‘제불경계’(諸佛境界)에서와 같이 마음의 깨달은 상태를 이르는 말로 사용된다. 그리고 이 용어를 줄여서 ‘경’(境)이라고도 하는데, ‘근(根, 인식 기관)-경(境, 인식 대상)-식(識, 인식 작용)’에서와 같이 인식 작용의 대상을 뜻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 사회에서 이 용어는 주로 ‘어떤 지역이나 분야가 갈라지는 한계’의 뜻으로 사용된다.

 

한글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에서 이 용어는 113회(구약 112, 신약 1) 사용되고 있다. 신약성경의 경우, 사도행전 17:26에 사용된 ‘경계’는 ‘지계를 정함’(a setting boundaries), ‘확정된 지계’, ‘지계선’ 등을 뜻하는 헬라어 ‘호로데시아’의 ‘명사/목적격/여성/복수’ 형태인 ‘호로데시아스’를 번역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구절에서 개역개정판의 “거주의 경계를 한정하셨으니”를 “거주할 지역(places)을 정해 놓으셨으니”로 바꿔 쓸 수 있다.

 

구약성경의 경우, ‘경계’(境界) 용어가 개역개정판에서는 113회, 개역성경에서는 65회 사용되고 있다. 두 곳에 모두 사용된 경우가 63회, 개역개정판에만 사용된 경우 50회, 그리고 개역성경에만 사용된 경우가 2회이다.

 

개역개정판에 사용된 113회의 대부분은 ‘구역’, ‘영역’, ‘한계’, ‘지계’ 등을 뜻하는 히브리어 명사 ‘게불’에서 온 것이다(91회). 나머지 12회 가운데는 ‘게불’의 여성형 명사 ‘게부라’에서 온 것이 7회, ‘게불’에서 유래된 동사 ‘가발’(접경하다)과 명사 ‘카쩨’(끝, 변두리)에서 온 것이 각 3회씩이다. 그리고 ‘하쩨르’(체류지, 촌락), ‘호크’(의무, 법규, 정해진 몫), ‘야드’(손), ‘예레카’(가장자리, 구석진 곳, 깊숙한 곳), ‘페아’(구석, 앞면, 옆면, 모퉁이), ‘카쭈’(끝, 지계), ‘싸파’(입술, 말, 가장자리) 등 7개의 히브리어 명사에서 온 것이 각 1회씩이다. 나머지 한 곳은 히브리어 성경에 해당하는 용어가 없지만 번역자가 덧붙인 곳이다.

 

‘경계’ 용어가 개역개정판에만 사용되고 있는 50곳 가운데 49곳의 경우, 개역성경에서는 그 자리에 ‘지경’(13회), ‘지계’(32회), ‘’(1회), ‘’(1회), ‘’(1회) 등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다른 한 곳인 출애굽기 19:24의 경우, 개역개정판에서 ‘경계를 넘어’로 번역된 것이 개역성경에서는 ‘돌파하고’로 번역되어 있다.

 

‘경계’ 용어가 개역성경에만 사용되고 있는 두 곳(수 16:5a; 19:33)의 경우, 개역개정판에서는 ‘지역’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위에서 볼 수 있듯이 ‘경계’라는 불교적 용어 대신에 ‘지계’, ‘지역’, ‘땅’, ‘가’(가장자리) 등의 용어를 사용해도 성경 본문의 뜻을 이해하는데 걸림이 되지 않는다. 한편, 역대상 4:33의 경우 ‘체류지’, ‘촌락’ 등을 뜻하는 명사 ‘하쩨르’의 ‘남성 복수/3인칭 남성 복수 접미’ 형태인 ‘하쯔레헴’을 개역개정판에서는 ‘주민들의 경계’로 번역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글 성경들에서는 ‘촌’(개역), ‘마을들’(새번역), ‘천막촌들’(공동번역) 등으로 번역하고 있다.

 

(크리스챤신문. 2005. 2. 14)

http://www.cwmonitor.com/news/articleView.html?idxno=12210

 

출처 :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며
글쓴이 : 임헌준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