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밥 키우기
[스크랩] 6. 공부(工夫), 7. 공양(供養), 8. 교만(驕慢) 본문
한글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에 사용된 불교적 용어 <4>
임헌준(예은교회 목사, Ph.D)
6. 공부(工夫)
‘공부’(工夫)라는 용어는 불교에서 불도(佛道)를 열심히 수행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일반 사회에서 이 말은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거나 닦음’의 뜻으로 두루 사용된다.
개역개정판과 개역성경에서는 이 용어가 전도서 12:12에 한 번 사용되고 있다. 이 구절에서 “많이 공부하는 것”은 히브리어 ‘웨라학 하레뻬’를 번역한 것이다. 여기서 ‘웨라학’은 접속사 ‘와우’와 ‘연구’, ‘탐독’, (책에) ‘전념’ 등의 뜻을 지닌 명사 ‘라학’의 ‘남성/단수’ 형태가 연결된 것이다. 그리고 ‘하레뻬’는 ‘많다’, ‘크다’, ‘증가하다’, ‘커지다’ 등의 뜻을 지니고 있는 ‘라바’의 ‘Hi./부정사 절대형’으로서 ‘부사’ 역할을 하고 있다. 공동번역에서는 ‘하레뻬’를 부정사 절대형의 ‘강조의 부사’로 보고 그 의미를 살려서 ‘웨라학 하레뻬’를 “너무 책에 빠지면”으로 번역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공부’ 용어를 쓰지 않고서도 이 본문을 충실하게 번역할 수 있음을 보게 된다.
7. 공양(供養)
‘공양’(供養)이란 용어는 불교에서 음식이나 옷 따위를 삼보(三寶), 부모, 스승, 죽은 이 등에게 공급하는 것을 가리킨다. 오늘날 불교 사찰에서는 식사 일반을 가리켜 ‘공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반 사회에서 이 용어는 ‘어른에게 음식을 드림’의 뜻으로 사용되기는 하지만 널리 쓰이지는 않는 편이다.
개역개정판과 개역성경에서는 이 용어가 마태복음 25:44에 한 번 사용되고 있다. 이 구절에서 “공양하지”는 헬라어 ‘디에코네사멘’을 번역한 것이다. ‘디에코네사멘’은 ‘섬기다’, ‘봉사하다’, ‘돌보다’, ‘시중들다’, ‘돕다’, ‘부양하다’ 등의 뜻을 지닌 동사 ‘디아코네오’의 ‘직설법/제1단순과거/능동태/1인칭/복수’ 형태이다.
이를 새번역과 공동번역에서는 모두 “돌보아 드리지”로 번역하고 있다. 참고로 마태복음 4:11에서는 ‘디아코네오’의 ‘직설법/미완료/능동태/3인칭/단수’ 형태인 ‘디에코눈’을 개역과 개역개정판 모두 “수종드니라”로 번역하고 있다. 그리고 새번역에서는 “시중을 들었다”로, 공동번역에서는 “시중들었다”로 번역하고 있다. 이러한 예에서 보듯 마태복음 25:44의 ‘디에코네사멘’을 ‘공양’이란 불교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번역할 수 있다.
8. 교만(驕慢)
‘교만’(驕慢)이란 ‘자신을 높이고 다른 이를 업신여기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수나라 혜원(慧遠)이 지은 불교 용어 사전의 일종인 <대승의장>에서는 ‘스스로를 높이어 남을 능가함’을 ‘교만’이라고 설명한다. 일반 사회에서도 이 용어는 ‘잘난 체하여 뽐내고 버릇이 없음’을 이르는 말로 두루 사용되고 있다.
개역개정판에서 이 용어는 138회(구약 124, 신약 14) 쓰이고 있고, 개역성경에서는 133회(구약 119, 신약 14) 쓰이고 있다. 구약성경에서는 개역개정판과 개역성경의 같은 곳에 사용된 경우가 117회, 개역개정판에만 사용된 경우 7회, 개역성경에만 사용된 경우 2회이다. 그리고 신약성경에서는 개역개정판과 개역성경의 같은 곳에 14회 사용되고 있다.
개역개정판의 구약성경에 124회 사용된 ‘교만’ 용어는 히브리어 동사 ‘가아’(오르다, 높여지다) 계열에서 온 것이 51회(명사42, 형용사9)로 제일 많고, 그 다음으로는 동사 ‘주드’/‘지드’(끓어오르다, 거만하게 또는 무례하게 행하다) 계열에서 온 것이 26회(동사6, 명9, 형11), 동사 ‘가바흐’(높다, 존귀하다) 계열에서 온 것 18회(동13, 명2, 형3), 동사 ‘룸’(오르다, 높아지다, 높임 받다) 계열에서 온 것이 12회(동8, 명3, 부1)이다.
그리고 동사 ‘솨안’(안심하다, 마음을 놓다, 평안하다) 계열에서 온 것(명1, 형2)과 동사 ‘가달’(자라다, 커지다, 찬양하다)에서 온 것(동3)이 각 3회씩이고, 동사 ‘나사아’(들어올리다, 나르다, 옮기다)에서 온 것(동2), 동사 ‘라하브’(7292, 난폭하게 또는 거만하게 행동하다) 계열에서 온 것(동1, 형1), 동사 ‘라하브’(7337, 크다, 커지다, 넓다, 넓어지다)에서 유래한 형용사 ‘라하브’(7342, 넓은, 광대한)에서 온 것(형2)이 각 2회씩이다.
그밖에 형용사 ‘야히르’(건방진, 오만한, 거만한)에서 온 것, 동사 ‘싸랄’(들어올리다, 높이다)에서 온 것, 동사 ‘아팔’(부풀다, 뽐내다)에서 온 것, 동사 ‘아타크’(이동하다, 나아가다)에서 유래한 형용사 ‘아타크’(뻔뻔스러운, 거만한)에서 온 것이 각 1회씩이다.
나머지 한 곳은 히브리어 성경에 해당하는 용어가 없지만 번역자가 덧붙인 것이다(욥 15:25).
개역개정판의 신약성경에 14회 사용된 ‘교만’ 용어는 헬라어 동사 ‘휘시오오’(부풀어오르게 하다, 우쭐대게 하다)에서 온 것 6회, 동사 튚호오(흐리게 하다, 어둡게 하다)에서 온 것 2회, 형용사 ‘휘페렢하노스’(아주 뛰어난, 현저한)에서 온 것 5회, 그리고 명사 ‘휘페렢하니아’(오만, 거만, 불손)에서 온 것 1회이다.
한편, ‘교만’ 용어가 개역개정판에만 사용되고 있는 7곳의 경우, 개역성경에서는 그 자리에 ‘자고’(출 9:17; 시 66:7), ‘자만’(렘 48:26), ‘안일’(암 6:1), ‘망자존대’(시 38:16), ‘침범’(습 2:8), ‘높아지다’(욥 22:29) 등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교만’ 용어가 개역성경에만 사용되고 있는 두 곳의 경우, 개역개정판에서는 그 자리에 ‘높은’(욥 38:11), ‘오만’(렘 43:2) 등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위에서 볼 수 있듯이 개역개정판에 사용된 ‘교만’이라는 불교적 용어 대신에 ‘뽐내다, 우쭐거리다, 잘난 체하다, 건방지다, 부풀리다, 높임, 거만, 오만, 자만, 무례, 존귀’ 등의 용어로 문맥을 고려하여 바꿔 쓸 수도 있다.
(크리스챤신문. 2005. 2. 21)
http://www.cwmonitor.com/news/articleView.html?idxno=12280
'기독교와 타종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10. 귀신(鬼神) (0) | 2013.07.19 |
---|---|
[스크랩] 9. 금강석(金剛石) (0) | 2013.07.19 |
[스크랩] 5. 경계(境界) (0) | 2013.07.19 |
[스크랩] 2. 각오(覺悟), 3. 걸식(乞食), 4. 결박(結縛) (0) | 2013.07.19 |
[스크랩] 들어가는 말, 1. 가책(呵責) (0) | 2013.07.19 |